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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칼럼

사회복지 × 창업 Insight Series ④ 왜 ‘돌봄’은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가장 거대한 사회복지 창업 영역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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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 × 창업 Insight Series ④

왜 ‘돌봄’은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가장 거대한 사회복지 창업 영역인가

앞선 글에서 살펴본 것처럼, 사회복지 문제가 시장에서 실패해 온 이유는 ‘수요가 없어서’가 아니라 시장으로 작동하기 어려운 구조 속에 오래 놓여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질문은 자연스럽게 다음으로 이어집니다.
“그 많은 사회복지 영역 중,왜 하필 ‘돌봄’이 사회복지 창업의 출발점이 될 수 있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돌봄의 영역은 이미 시장의 조건을 상당 부분 갖춘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1. 돌봄은 ‘사라지지 않는 수요’를 가진 영역이다.

돌봄은 일시적 사회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구학적 변화에서 비롯된 필수 수요입니다.
* 고령화 → 노인 돌봄 수요의 지속적 증가
* 1인 가구·맞벌이 증가 → 일상 돌봄의 외주화
* 만성질환·정신건강 문제 확대 → 장기적 돌봄 필요

이렇게 돌봄 수요는 경기 변동과 무관한 비탄력적 수요이며, 향후 감소할 가능성보다 증가할 가능성이 훨씬 높은 영역입니다.
이는 사회복지 영역 중에서도 드물게 “문제가 해결되면 사라지는 서비스”가 아니라 “사회 구조가 유지되는 한 계속 필요한 서비스”라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2. 돌봄은 ‘누가 비용을 내는지’가 비교적 명확한 영역이다.

앞선 글에서 지적했듯, 사회복지 시장의 핵심 문제는 이용자–지불자–결정권자의 분리였습니다.
하지만 돌봄 영역은 이 구조가 상대적으로 단순합니다.
* 이용자: 노인, 장애인, 아동
* 실질 지불자: 가족, 보호자, 공공, 보험
* 결정권자: 가족 + 제도
즉, 문제의 당사자와 비용 부담자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구조 덕분에 돌봄 서비스는 ‘이용자 만족’이 ‘지불 의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이는 돌봄이 사회복지 영역 중에서도 비즈니스 모델 설계가 가능한 몇 안 되는 분야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4. 돌봄은 ‘작게 시작해 검증하며 키울 수 있는’ 영역이다.

돌봄 영역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처음부터 거대한 제도나 완결된 시스템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전면적인 정책 개편이나 대규모 비용 투입이 없어도, 비교적 작은 단위에서 충분히 실험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돌봄은 특정 지역에 한정해 시작할 수 있고, 특정 대상 집단을 중심으로 설계할 수 있으며, 특정 시간대나 상황에만 개입할 수도 있고
이동 지원, 식사 보조, 정서적 돌봄, 안전 모니터링 등 기능별로 분리해 접근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돌봄 서비스는 구조적으로 세분화와 모듈화가 가능합니다.
그 결과, "작은 시범 비즈니스 → 효과 검증 → 점진적 확장" 이라는 창업의 기본 경로를 적용하기에 적합한 조건을 갖고 있습니다.
이는 돌봄이‘처음부터 완벽한 해답을 요구하는 분야’가 아니라, 현장에서의 시도와 실패, 수정과 학습을 통해 점진적으로 진화할 수 있는 영역임을 의미합니다.
바로 이 점에서 돌봄은 사회복지 창업이 가장 현실적으로 출발할 수 있는 실험 공간이 됩니다.

5. 그래서 돌봄은 ‘제도와 시장을 연결하는 실험실’이 된다.

돌봄 창업의 핵심 가치는 제도를 대체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제도가 못 보는 문제를 먼저 발견하고, 제도가 하기 어려운 실험을 대신 수행하며, 제도가 바뀔 수 있는 근거를 축적하는 것
돌봄 창업은 제도 밖의 대안이 아니라, 제도를 진화시키는 실험 장치에 가깝습니다.

6. 정리하며: 돌봄은 ‘가능한 곳에서 시작하는 전략’이다.

사회복지 창업은 모든 영역에서 동시에 가능할 필요는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어디서부터 시작해야 실패하지 않는가”입니다.
돌봄은 수요가 분명하고 비용 구조가 비교적 명확하며 성과를 설명할 수 있고 작은 실험이 가능한 영역입니다.
그래서 돌봄은 가장 이상적인 영역이 아니라, 가장 현실적인 출발점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돌봄을 ‘서비스’가 아니라 ‘시스템’으로 설계하는 방식,그리고 사회복지 창업가가 돌봄을 통해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대경대학교 사회복지상담과 조형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