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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칼럼

사회복지×창업 Insight Series ① 왜 지금, 혁신적인 사회복지 창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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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창업 Insight Series ① 왜 지금, 혁신적인 사회복지 창업인가?
- 대경대학교 사회복지상담과 조형범 교수

한국 사회는 지금 거대한 전환점 위에 서 있습니다.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인 0.7명대, OECD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아이 울음소리가 사라진 도시라는 말이 더 이상 과장이 아닙니다. 반대로, 65세 이상 인구는 이미 전체의 20%를 넘어섰고, 머지않아 5명 중 1명이 노인이 되는 사회로 들어섰습니다. 돌봄, 주거, 의료, 고용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누가, 어떻게, 얼마나 오랫동안” 지원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이 제기됩니다.

하지만 국가 재정은 무한하지 않습니다. 복지 지출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그만큼의 속도로 새로운 수요를 따라잡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지역사회마다 다른 복지 욕구에 세밀하게 대응하기에는 중앙집중적 제도 운영의 한계가 명확합니다. 복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빈틈은 갈수록 커져갑니다.

AI, 빅데이터, 로봇 기술은 복지 현장의 빈틈을 메우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예를 들어, 치매 노인을 위한 위치 추적기, AI 상담 챗봇, 돌봄 로봇 같은 혁신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술은 동시에 새로운 불평등을 낳습니다. 디지털 접근성이 낮은 고령층은 오히려 더 소외될 수 있고, 일자리 대체로 인해 새로운 복지 수요가 생겨날 수도 있습니다. 기술은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는 양날의 검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그 답을 혁신적인 창업에서 찾습니다.
창업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닙니다. 기존 제도가 감당하지 못하는 복지의 빈틈을 메우고,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민첩하게 새로운 길을 만들어내는 방식입니다. 사회적 기업, 소셜벤처, 임팩트 스타트업이 바로 그 주체입니다.

국내에서도 이미 이러한 시도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케어닥은 요양보호사와 돌봄 수요자를 연결해, 노인 돌봄 공백을 줄이고 있습니다.
케어링은 간병과 병원 동행을 중개하여 가족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습니다.
마인드카페는 AI 기반 정신건강 상담 플랫폼으로, 청년 세대의 우울과 불안을 다룹니다.
두손컴퍼니는 물류 포장·배송 업무를 통해 소외된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합니다.
이처럼 사회문제를 기회로 전환하는 창업의 움직임은 이미 시작되었고,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해외의 사례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USA의 Papa는 대학생·청년과 노인을 연결해 말벗, 생활 도움, 디지털 기기 사용 교육을 제공합니다. 단순한 돌봄가 아니라 세대 간 연결을 통해 노인의 고립감을 해소하고, 청년들에게는 소득과 경험을 제공하는 모델입니다.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 한국에서도 충분히 적용 가능한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덴마크의 Too Good To Go는 또 다른 시사점을 줍니다.
이 스타트업은 유통기한이 임박해 버려질 뻔한 음식을 소비자와 연결하는 앱을 운영합니다. 소비자는 저렴하게 음식을 구매하고, 가게는 폐기 비용을 줄이며, 사회 전체적으로는 식량 낭비와 환경 부담이 감소합니다. 환경 문제와 복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창업 모델이자, “사회문제를 비즈니스로 풀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처럼 국내외 사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는 바로 지금, 혁신적인 사회복지 창업이 절실하다는 것입니다. 사회문제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다층화되는 이 시점에서, 제도와 시장 사이의 빈틈을 채울 수 있는 가장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도구가 바로 창업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Insight Series는 이러한 흐름을 본격적으로 탐구하려 합니다. 사회복지와 창업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어떤 가능성이 열리고, 어떤 도전이 기다리고 있는지를 사례와 분석을 통해 나누려 합니다. 이 시리즈가 사회복지를 공부하는 학생,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실무자, 그리고 사회문제 해결에 도전하는 창업가 모두에게 새로운 시각과 영감을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회복지와 창업.. 어쩌면 낯선 조합처럼 보이지만, 바로 그 낯섦 속에 미래를 바꿀 힘이 숨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