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 창업 Insight Series 9 : 사회복지 창업의 지속가능한 수익모델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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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아이디어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사회복지 창업도 지속가능한 수익모델이 필요합니다.
사회복지 창업을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있습니다.
“좋은 일이니까 누군가 도와주지 않을까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일이니까 지원사업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필요한 사람은 많은데, 왜 사업이 어렵다고 하나요?”
이 질문들은 모두 중요합니다. 사회복지 창업은 분명 좋은 의도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르신의 돌봄 문제를 해결하고 싶고, 장애인 가족의 부담을 줄이고 싶고, 청년의 고립을 돕고 싶고, 지역사회 안에서 더 따뜻한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하지만 창업은 좋은 마음만으로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아무리 필요한 서비스라도 운영비를 감당하지 못하면 오래갈 수 없습니다. 인건비, 공간비, 홍보비, 시스템 관리비, 보험료, 행정비용이 계속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회복지 창업에서 꼭 필요한 질문이 있습니다.
“이 좋은 일을 어떻게 계속할 것인가?”
이 질문이 바로 수익모델의 출발점입니다.
좋은 일과 지속가능한 일은 다릅니다
사회복지 창업에서 가장 흔한 착각은 “필요한 서비스라면 당연히 유지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독거노인을 위한 안부 확인 서비스를 만든다고 해보겠습니다. 분명 필요한 서비스입니다. 하지만 누가 비용을 낼 것인지 정하지 않으면 사업은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어르신이 직접 비용을 낼 수도 있고, 가족이 낼 수도 있으며, 지자체가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또는 기업의 사회공헌 예산과 연결할 수도 있습니다.
같은 서비스라도 누가 비용을 부담하느냐에 따라 사업모델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장애아동을 위한 발달지원 프로그램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모가 직접 비용을 내는 서비스인지, 복지관이나 학교가 구매하는 프로그램인지, 지자체 보조사업으로 운영되는지에 따라 운영 방식이 달라집니다.
결국 사회복지 창업은 “누구에게 필요한가”만 묻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누가 비용을 낼 수 있는가”까지 함께 물어야 합니다.
사회복지 창업의 고객은 한 명이 아닙니다
일반적인 창업에서는 이용자와 구매자가 같은 경우가 많습니다. 카페에 가는 사람이 커피값을 내고,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는 사람이 결제합니다.
하지만 사회복지 창업은 다릅니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과 돈을 내는 사람이 다를 때가 많습니다.
방문 돌봄 서비스의 실제 이용자는 어르신입니다. 하지만 비용을 부담하는 사람은 자녀일 수 있습니다. 제도를 설계하는 곳은 정부나 지자체이고, 서비스를 연결하는 곳은 장기요양기관일 수 있습니다.
청년 고립 지원 서비스의 이용자는 청년입니다. 그러나 비용을 지불하는 곳은 지자체, 대학, 기업, 재단일 수 있습니다.
복지기관 업무 자동화 프로그램의 최종 효과는 사회복지사와 이용자에게 나타납니다. 하지만 실제 구매자는 복지기관장이나 법인, 지자체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사회복지 창업은 이용자, 가족, 기관, 지자체, 기업, 재단이 함께 얽혀 있습니다. 그래서 사업을 설계할 때는 단순히 “누가 필요로 하는가”가 아니라 “누가 이용하고, 누가 결정하고, 누가 비용을 내는가”를 구분해야 합니다.
이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면 좋은 아이디어도 현실에서 막힐 수 있습니다.
가능한 수익모델은 다양합니다
사회복지 창업이라고 해서 반드시 이용자에게 직접 돈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수익모델은 여러 가지가 될 수 있습니다.
첫째, 이용자 직접 결제 모델입니다.
예를 들어 보호자 상담, 돌봄 매칭, 디지털 교육, 정서지원 프로그램처럼 개인이나 가족이 필요성을 느끼고 직접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입니다. 이 경우 서비스 품질과 신뢰가 매우 중요합니다.
둘째, 기관 구매 모델입니다.
복지관, 요양기관, 학교, 병원 등이 프로그램이나 시스템을 구매하는 방식입니다. 사회복지기관 전용 상담기록 자동화 도구, 사례관리 보고서 작성 지원 시스템, 종사자 교육 프로그램 등이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셋째, 지자체·공공위탁 모델입니다.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사업은 공공사업과 연결될 가능성이 큽니다. 고립청년 지원, 노인 고독사 예방, 장애인 사회참여, 아동 돌봄, 가족돌봄 지원 사업 등이 지자체의 정책사업과 맞닿아 있습니다.
넷째, 기업 사회공헌·ESG 연계 모델입니다.
기업은 지역사회 공헌, 취약계층 지원, 임직원 봉사, 사회적 가치 창출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사회복지 창업은 기업의 사회공헌 예산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다만 단순 후원에만 의존하면 지속성이 약해질 수 있으므로, 기업에도 분명한 가치가 돌아가도록 설계해야 합니다.
다섯째, 공공구매·우선구매 모델입니다.
사회적기업 제품과 서비스는 공공기관 우선구매 제도와 연결될 수 있습니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은 공공기관이 사회적기업 제품과 서비스를 우선구매하도록 지원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는 사회적기업의 판로와 자생력을 돕기 위한 장치입니다.
중요한 것은 하나의 수익모델만 고집하지 않는 것입니다. 사회복지 창업은 이용자 결제, 기관 구매, 지자체 위탁, 기업 사회공헌, 공공구매가 함께 결합될 때 더 안정적인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지원사업은 출발점이지 수익모델이 아닙니다
사회복지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부지원사업, 공모전, 창업지원금은 큰 도움이 됩니다. 초기 제품을 만들고, 시범사업을 해보고, 홍보할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원사업을 수익모델로 착각해서는 안 됩니다.
지원금은 대개 기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6개월, 1년, 길어도 몇 년 후에는 끝납니다. 그 이후에도 서비스가 계속되려면 실제 고객이 있어야 합니다. 비용을 지불할 기관이나 개인, 지자체, 기업이 있어야 합니다.
지원사업으로 시작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지원사업이 끝난 뒤에도 살아남을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창업 초기부터 이런 질문을 해야 합니다.
“지원금이 없어도 이 서비스를 계속 운영할 수 있을까?”
“누가 매년 이 서비스를 구매할까?”
“이 서비스가 기관이나 가족에게 비용을 낼 만큼 가치가 있을까?”
“사회적 가치와 재정적 지속가능성을 어떻게 함께 만들 수 있을까?”
이 질문을 피하면 창업은 공모전 이후 멈출 가능성이 큽니다.
사회적 가치도 설계해야 합니다
사회복지 창업은 돈을 버는 것만을 목표로 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돈을 벌지 않아도 된다는 뜻도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수익과 사회적 가치가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설계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돌봄 서비스를 운영한다면 단순히 매칭 건수를 늘리는 것만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돌봄의 질, 이용자의 안전, 돌봄노동자의 처우, 가족의 부담 완화가 함께 고려되어야 합니다.
AI 상담 서비스를 만든다면 이용자 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개인정보 보호, 위기상황 대응, 전문가 연계, 취약계층 접근성이 함께 설계되어야 합니다.
복지기관 업무 자동화 서비스를 만든다면 기관의 행정효율만 볼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해 사회복지사가 실제로 이용자를 만나는 시간이 늘어나는지까지 살펴야 합니다.
사회복지 창업의 경쟁력은 단순히 싸고 편리한 데서 나오지 않습니다.
사람을 더 안전하게, 더 존중받게, 더 잘 연결되게 만드는 데서 나옵니다.
마무리하며
사회복지 창업은 착한 마음에서 시작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착한 마음만으로는 오래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좋은 아이디어가 실제 서비스가 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구조가 필요합니다. 누가 이용하는지, 누가 비용을 내는지, 누가 구매를 결정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사회적 가치와 수익을 함께 만들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사회복지 창업은 돈과 가치를 따로 보는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가치가 계속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돈의 흐름을 설계하는 일입니다.
지원사업이 끝나도 계속되는 서비스, 이용자가 신뢰하고 다시 찾는 서비스, 기관과 지자체가 필요성을 인정하는 서비스, 그리고 사회적 가치를 잃지 않는 서비스. 그런 구조를 만드는 것이 사회복지 창업의 핵심입니다.
착한 아이디어는 출발점입니다.
하지만 지속가능한 수익모델이 있을 때, 그 아이디어는 실제로 사람들의 삶을 바꾸는 서비스가 될 수 있습니다.
사회복지상담과 조형범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