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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칼럼

사회복지 × 창업 Insight Series 8 : 사회복지 창업은 기술보다 ‘문제 발견’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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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 창업은 기술보다 ‘문제 발견’에서 시작됩니다

좋은 아이템보다 중요한 것은 현장의 불편을 정확히 읽는 힘입니다

지난 글에서 AI 시대에도 사회복지사의 역할은 사라지기보다 더 중요해질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렇다면 다음 질문은 이것입니다.

“사회복지 전공자는 AI 시대에 어떤 창업을 할 수 있을까요?”

많은 학생들이 창업이라고 하면 앱 개발, 플랫폼, 인공지능 같은 기술을 먼저 떠올립니다. 그래서 사회복지 전공자는 창업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 창업의 출발점은 기술이 아닙니다. 문제 발견 능력입니다.

좋은 창업은 멋진 기술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실제로 겪고 있는 불편을 정확히 발견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사회복지 전공자는 바로 이 지점에서 강점을 가집니다. 어르신이 어디서 불편을 느끼는지, 장애인 가족이 어떤 절차에서 좌절하는지, 청년들이 왜 제도를 알고도 이용하지 못하는지, 복지기관 실무자가 어떤 행정업무 때문에 지치는지를 가까이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창업 아이템은 ‘불편함’에서 시작됩니다

예를 들어 부모님 돌봄이 갑자기 필요해진 가족을 생각해보겠습니다. 장기요양등급은 어떻게 신청해야 하는지, 요양보호사는 어떻게 찾는지,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정보는 많지만 정작 필요한 순간에는 복잡하고 흩어져 있습니다.

이런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돌봄 플랫폼이 등장했습니다. 케어닥, 케어링 같은 기업은 돌봄 수요자와 돌봄 제공자를 연결하며 고령사회 돌봄 문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가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단순히 앱을 만들었다는 점이 아닙니다. 가족들이 겪는 돌봄 불안을 하나의 사회문제로 보고, 이를 서비스 구조로 바꾸었다는 점입니다.

복지기관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사회복지사는 상담일지, 사례관리 기록, 실적보고, 만족도 조사, 평가자료 정리에 많은 시간을 씁니다. 만약 상담 내용을 자동으로 요약하고, 사례관리 흐름에 맞게 정리하며, 보고서 초안까지 만들어주는 AI 도구가 있다면 현장의 부담은 크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이처럼 사회복지 창업은 “어떤 기술을 쓸 것인가”보다 “누가, 어떤 상황에서, 무엇 때문에 불편을 겪고 있는가”를 묻는 데서 시작됩니다.

 

사회복지 전공자가 오히려 유리한 이유

사회복지 전공자는 기술자가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의 문제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일 수 있습니다.

일반 개발자는 사회복지기관의 사례관리 절차, 평가자료, 보조금 정산, 서비스 신청 과정의 복잡함을 잘 모를 수 있습니다. 반면 사회복지 전공자는 현장에서 어떤 문서가 반복되는지, 이용자가 어디서 막히는지, 실무자가 무엇 때문에 지치는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기술은 협업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의 문제의식은 쉽게 배울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개발자가 사회복지를 배우는 사람보다, 사회복지를 아는 사람이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사람이 더 강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커질 사회복지 창업 영역

앞으로 사회복지 전공자가 주목할 만한 창업 영역은 분명합니다.

첫째, 고령자 돌봄과 가족 지원입니다. 초고령사회에서는 방문요양, 간병, 치매 돌봄, 가족 상담, 돌봄 정보 연결 서비스의 수요가 계속 커질 것입니다.

둘째, 정신건강과 사회적 고립입니다. 청년 우울, 은둔·고립, 직장인 번아웃, 노인 고독 문제는 앞으로 더 중요한 사회문제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 영역에서는 AI 챗봇, 비대면 초기 상담, 전문가 연계 서비스가 보조적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셋째, 복지기관 업무 효율화입니다. 상담기록 자동화, 사례관리 문서 정리, 평가자료 작성 지원, 만족도 조사 분석 등은 현장에서 바로 필요로 하는 영역입니다.

넷째, 지역 복지자원 연결 서비스입니다. 지역에는 많은 복지기관과 제도가 있지만 주민들은 자신에게 맞는 서비스를 찾기 어렵습니다. 주민의 상황에 맞춰 복지자원을 추천하고 연결하는 서비스는 앞으로 중요한 창업 아이템이 될 수 있습니다.

 

창업은 작은 실험에서 시작됩니다

창업을 처음부터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무실을 얻고, 투자를 받고, 앱을 만드는 것만이 창업은 아닙니다.

지역 어르신을 대상으로 디지털 복지서비스 이용 도움 프로그램을 운영해볼 수 있습니다. 장애인 가족을 위해 지역 복지서비스 안내지를 만들어볼 수 있습니다. 복지기관 실무자를 대상으로 상담기록 자동화 양식을 테스트해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작은 실험을 통해 확인하는 것입니다.

정말 이 문제가 존재하는지, 사람들이 이 해결책을 필요로 하는지, 이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이 과정이 쌓이면 하나의 창업 아이템이 됩니다.

 

마무리하며

AI 시대의 사회복지 창업은 기술을 많이 아는 사람만의 영역이 아닙니다. 오히려 사람의 어려움을 가까이에서 보고, 그 어려움이 왜 반복되는지 이해하는 사람이 더 중요해집니다.

사회복지 전공자는 이미 창업의 중요한 출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현장의 문제를 읽는 눈입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 문제의식을 서비스로 바꾸는 일입니다. 불편을 관찰하고, 문제를 정의하고, 작은 해결책을 실험해보는 일입니다.

사회복지 창업은 기술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한 사람의 불편을 진지하게 바라보는 시선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시선을 가진 사람은 바로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실천하는 여러분일 수 있습니다.

 

사회복지상담과 조형범 교수